바투미에서는 집에서 항구까지 40~50분 되는 거리도 해변 산책로로 걸어 다녔는데 쿠타이시에서는 딱 한 번 시내에서 집까지 걸어온 적이 있었다. 공연 보고 10시쯤 정류장으로 가니 사람들은 있는데 버스가 안 왔다. 그땐 9시가 막차인 걸 몰랐다. 지금도 정확히 9시인지는 모름. 몇몇이 걸어가길래 나도 뒤따라 걸어서 집으로 왔다.
바투미와는 다르게 대중교통이 일찍 끊기다 보니 밤이 되면 쿠타이시 중심가가 아니고서는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안 보인다. 걸어가는 동안 크고 작은 공원이나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있긴 하지만 낮에도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서 버스를 더 이용하게 된다. 걸으면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하고.
버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바투미에는 구형 버스가 많았는데 쿠타이시에서는 다 신형 버스로 교체된 건지 파란색 에어컨 버스만 보였다. 처음 쿠타이시에서 버스를 탔을 때 은행 카드 인식이 안 돼서 다시 내렸었다. 구형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찍었는데 인식이 제대로 안 됐었나 보다. 버스에 승객들은 타고 있는데 기사 할아버지가 내려서 어떤 사람과 얘기를 나누길래 현금으로 요금을 낼 수 있냐고 물으니 안 된다고 했다. 카드가 안 된다고 말하자 그냥 타라고. 몇 정거장 지나지도 않았는데 검표원이 타서 상황을 설명하니 패스.
버스 요금: 0.6 GEL, 환승 불가
쿠타이시 교통카드, TBC 은행 카드, 해외 마스터/비자 카드 이용 가능
요금이 바투미의 2배다. 바투미는 0.3 GEL인데. 바투미에서는 검표원이 버스에 타면 표 확인이 완료될 때까지 버스가 그 정류장에 멈춰 서 있는데 쿠타이시에서는 바로 버스 출발. 검표원도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휴대용 단말기에 카드를 찍으며 확인한다.
주의점은 쿠타이시 교통카드를 찍으면 검표 시 바로 확인이 되지만 은행 카드는 1~2 정거장이 지날 때쯤 결제 문자가 와서 검표원과 실랑이를 벌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일을 몇 번 봤다. 검표원이 가지고 다니는 카드리더에서도 확인이 늦게 되나 보다. 검표원도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지 몇 정거장을 계속 같이 이동하면서 기다렸다가 확인하기도 했다.
버스에는 신형 단말기만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앞쪽에 신형, 뒤쪽에 신형/구형 단말기가 있었다. 신형 단말기에 카드를 인식하면 인식 소리도 크고 초록색 불빛도 들어와서 카드가 인식된 걸 알 수 있는데 구형 단말기는 아래쪽에 있어서 소리도 작게 들리고 작은 화면에 'TBC XX'라고 카드 이름도 작게 떠서 인식이 됐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인식이 안 된 줄 알고 카드를 몇 번씩 찍었다가 이중으로 요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구형 단말기에는 동전 투입구도 있지만 동전을 넣을 수는 없고 카드 인식만 가능하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바투미 버스에서는 TBC 은행 카드는 인식이 되지 않아 트빌리시 교통카드나 바투미 교통카드를 이용했었다. 그때는 검표원이 은행 카드는 Bank of Georgia 카드만 가능하다고 했는데 지금은 TBC 은행 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은행에서 안내 문자가 왔다.
교통카드는 슈퍼마켓 체인점인 Family mart에서 구매할 수 있고 TBC 은행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TBC 은행에서 교통카드를 들고 나오는 사람을 보긴 했지만 은행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바투미에서 청소년은 버스 요금이 무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쿠타이시는 얼마 전에야 무료로 전환됐다. 이것도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은 적용되는지 모르겠다.
미니버스/밴(Marshrutka)
러시아어 번역에서는 '마르시룻카'라고 한다는데 난 편하게 '마르슈카'라고 부른다. 시내부터 시외까지 버스가 안 가는 곳도 웬만한 곳은 다 간다. 시외로 가는 건 암묵적으로 정해진 정류장이 아니더라도 가는 길에 목적지가 있으면 내려주는 편이다. 시내는 일반 버스와 요금이 동일하고 시외는 목적지에 따라 요금도 다르고 탑승하는 곳도 다르다.
쿠타이시 도심에 있는 관광센터에서 지도를 얻거나 목적지를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은 현금을 내지만 노선에 따라 카드로 결제하는 차량도 있다.
차량에 따라 현금만 받는 마르슈카와 일반 버스처럼 카드 결제만 되는 마르슈카가 있다. 시내는 버스와 동일하게 0.6 GEL. 50라리, 100라리처럼 화폐 단위가 큰돈을 내기는 좀 민망하지만 10라리, 20라리는 괜찮을 듯. 동전을 두둑이 가지고 다니신다. 일반적으로 내가 탔었던 쿠타이시 시내에서 운행하는 마르슈카는 버스 번호와 비슷한 노선으로 운행했다. 마르슈카 번호가 1번이면 1-R/1-L 버스와 비슷. 25번은 25번 버스와 비슷.
카드 결제만 되는 건 버스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기계가 장착되어 있고, 시에서 운영하는 건지 기사님들이 일반 버스 기사님처럼 하늘색 폴로셔츠 유니폼을 입고 계신다.
쿠타이시 끄트머리쯤에 갔다가 집 앞에서 본 마르슈카 번호가 있길래 타기 전에 확인하려고 기사 아저씨한테 지도를 보여주며 여기로 가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지도를 보지도 않고 안 간다고 손 저음. 결국 그 차는 가고 뒤에 대기 중이던 같은 번호의 차량으로 가서 지도와 번역기를 보여주며 다시 문의. 그 아저씨도 영어를 못했는데 다른 기사 아저씨가 그리로 간다고, 타고 가라고. 그 차 타고 집에는 잘 도착했지만 그 이후로 쿠타이시 내에서는 주로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다.
택시
길에서 손님을 기다리거나 호객하는 택시도 있고 길에 지나가는 택시도 있다. 앱으로 부를 수 있는 볼트(Bolt)나 얀덱스고(YandexGo)도 있고 막심(Maxim)도 있다. 쿠타이시뿐만 아니라 바투미나 트빌리시에서도 일반 택시는 앱으로 부르는 것보다 요금이 비싼 편이다. 너무 호갱으로 대해주니까 할 말이 없다. 앱에서 대략적인 요금을 확인하고 일반 택시 요금을 듣게 되면 쭉 앱만 사용하게 된다.
쿠타이시에서는 볼트 택시가 잘 안 잡힌다는 말도 있던데 딱히 모르겠다. 공항을 오갈 때도, 시내에서도 볼트만 이용했는데 이렇다 할 어려움이 없었다. 볼트 회원가입 후 목적지를 설정하고 이용할 차량 등급을 선택하면 기사와 매치가 되고 기다리고 있으면 표시된 시간에 맞춰 택시가 왔다.
주말 아침 일찍 공항에 갈 때도, 밤늦은 시간에도 요금 변동이 거의 없었고 차량도 많이 보였다. 앱에 카드를 등록하고 카드로 결제해도 되는데 왠지 현금 결제가 맘이 편해서 나는 현금으로만 결제한다. 자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 번 이용하는 건데 굳이.
그런데 지금 택시 기사들이 파업을 한다. 요금을 20% 인상해 달라고.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앱 문제인지 볼트 예약이 안되고 있다. 파업이 끝나면 다시 예약이 가능할지 아니면 이제 볼트를 이용할 수 없을지 잘 모르겠다.
얀덱스고는 뜨긴 뜨는데 한 번 이용한 후로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아서 볼트만 이용했기에 앞으로 택시 못 타나 싶기도 하고.
케이블카
내가 알기로 쿠타이시에 놀이기구가 있는 공원은 크게 2곳이다. 하나는 언덕쯤 되는 곳을 올라가야 되는 Besik Gabashvili Amusement Park, 하나는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 Youth Park.
Youth Park는 놀이기구를 타는 유원지로서의 역할을 하기엔 놀이기구가 폐업한 분위기다. 방치된 지 오래되어 흉물이 된 범퍼카 부지, 운행한 지 오래돼 보이는 놀이기구들. 여름에는 가끔 한 번씩 운행하는 놀이기구도 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유원지 분위기의 공원은 쿠타이시 중심가 쪽에 있는 Besik Gabashvili Amusement Park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도 되는데 그냥 케이블카 타고 가는 걸로. 중심가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면 바로 공원이다.
이전에는 현지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 편도 1라리였는데 이제 외국인 전용 요금이 생겨버렸다. 편도 3라리. 순식간에 올라가고 내려가는 케이블카 요금이 무슨 택시 요금이 됐다. 운행시간이 붙어있지만 보통은 매표소 직원이 있을 때만 표를 살 수 있거나 직원이 있어도 바로 운행하지 않을 때도 있다. 1시간 이상을 기다린 적도 있으니. 믿을 수 없는 운행 시간. 티켓은 왕복으로 구매해도 되고 아래에서, 위에서 각각 편도로 구매해도 된다.
바투미처럼 킥보드가 여기저기 널려 있으면 밤에 킥보드 타고 올 수도 있는데 쿠타이시에서는 금지인지 공유 킥보드가 안 보인다. 수요가 없는 건가.
'조지아 > 쿠타이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폰 사려고 매장을 3군데나 방문하다(feat. 놀라운 직원 응대) (2) | 2023.12.21 |
---|---|
일상ㅣ부지런해졌는데 게을러졌다 (0) | 2023.11.25 |
단편영화제를 보러가다(feat. Kutaisi Int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 (0) | 2023.10.27 |
조지아에서 아이허브(iherb) 직배송으로 받기(feat. 국내 배송 문제) (0) | 2023.07.02 |
일상ㅣ광견병 백신 2차 접종, 야외 콘서트 구경 (0) | 2023.06.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