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비옷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오다 빗물이 들어간 건지 갑자기 폰이 초록색 화면으로 지지직거렸다. 유튜브에서 물 빼는 영상을 찾아 하라는 대로 틀어놨더니 괜찮아지는 것 같았는데 조금 지나자 다시 지지직거렸다. 급기야 액정이 나갔다. 알림이 오는 걸 보니 폰은 켜져 있는데 액정이 안 들어온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오래된 폰이면 그럴 수도 있단다. 빗물과 함께 그동안 의도치 않은 낙하 테스트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바투미에서 마지막으로 액정을 교체한 후에도 몇 번 더 떨어뜨려서 액정에 금이 생겼고 더는 교체할 수 없는 상태여서 가지고 있던 터치 액정을 덧붙여 사용했었는데 그마저도 금이 가고 모서리가 깨진 상태였다.
연말에 바꿀까 생각도 있었는데 이제 그만 보내주고 하나 사라는 거구나 싶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딱 맞게 할인 기간에 이런 일이 생겨서. 안 그랬음 한 달 더 기다렸어야 될 텐데.
어차피 살 폰, 어떤 모델을 살지 검색에 들어갔다. 워낙 잘 떨어뜨리다 보니 고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필요없다. 생애 첫 스마트폰은 그 당시 최신 폰을 썼던 걸로 기억하지만 이후로는 대부분 저가폰을 썼다. 물건을 잘 떨어뜨리기도 하고 고급 기능은 거의 쓰지도 않아서. 처음 플립폰이 나왔을 때 사고 싶었는데 사용하던 폰을 계속 떨어뜨리는 걸 보고 빠르게 마음을 접었다.
왜 이렇게 물건을 잘 떨어뜨리지? 많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뭔가를 떨어뜨린다. 칼 안 떨어뜨리는 게 어디냐 하겠지만 설마.. 이미 칼도 여러 번 떨어뜨렸다. 하루 종일 니트릴 장갑을 끼고 있을 수도 없고 어떡하지?
서브폰으로 구형 아이폰도 가지고 있지만 주로 갤럭시를 사용했던터라 불편해서 잘 안 쓴다. 특히 '뒤로 가기'. 가끔 게임하고 충전하는 게 다다. 아이폰 '뒤로 가기' 너무 불편하다. 처음 아이폰을 샀을 때 친구가 잠깐 만져보더니 이런 걸 왜 샀냐고. 뒤로 어떻게 가냐고. 나도 이럴 줄 몰랐다고. 어차피 서브폰으로 쓰던 거라 '뒤로 가기' 포기하고 아이폰 기능은 알아볼 생각도 안 했다.
넌 그냥 갤럭시 대신 메일 알림용. 그래서 이번에 폰 액정이 안 들어왔을 때도 이 서브폰을 쓸 생각은 안 했다. 폰 사기 전까지 음악 다운 받아서 음악만 들었다;; 그런데 그나마 갤럭시보다 빨리 오던 알림이 이젠 늦게 온다. 어떨 땐 한참 뒤에 온다. 너 왜 그래. 알람만큼은 빨랐잖아.
검색하다가 이번엔 정말 주의해서 덜 떨어뜨리겠다는 결심을 하고 중저가의 보급형을 샀다. 아무리 봐도 기존에 쓰던 폰만 한 게 없다. 그 폰도 몇 년 전에 다른 나라에서 샀던 거라 여기서는 사고 싶어도 못 산다. 카메라 성능이며 배터리며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는데 아쉽네. 어쨌든 쓰고 있던 저가폰보다 더 비싼 중저가폰. 폰에 이만큼을 쓸 줄이야.
폰은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행사 때 샀지만 이제 다음 주면 연말인 지금도 그때 그 가격으로 연말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1년 중 가장 큰 할인 행사가 블랙 프라이데이라지만 전자제품은 얼른 재고를 처리해야 하니 내년에도 신년 행사로 이런저런 할인을 계속하겠지.
삼성 홈페이지에 보니 내가 사려는 모델의 공식 판매점(전자마트 같은 곳)은 4군데였고 할인된 가격은 동일했다. 판매점은 재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듯. 워런티 기간도 2년(조지아 내)으로 동일. 모든 매장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까르푸에 있는 ALTA에도 재고가 있다고 나오길래 그리로 갔다. 그치만 결국 돌고 돌아 집에서 5분도 채 안 걸리는 곳에서 샀다지. 나라면 나 같은 고객 너무 편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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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까르푸에 가니 이전엔 없었던 Zoomer가 입점했길래 Zoomer부터 갔다. 내가 사려는 모델 진열장 바로 근처에서 직원이 폰 박스를 보고 있길래 모델명을 말하고 사려는데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날 보는 둥 마는 둥 무표정을 동반한 무미건조한 말투로 바쁘니까 기다리란다. "I'm busy now. Please wait."라고. 와.. 사겠다고 말했는데도 이러다니. 추리닝에 슬리퍼 끌고 온 것도 아닌데. 손만 뻗으면 되는데, 저기에 있는데. 다른 직원에게 가서 말했더니 본인도 바쁘단다. 이 직원은 더 심하다. 바쁘니까 본인 일 끝나면 보여주겠단다. 주위를 둘러보니 손님들은 있지만 응대하는 직원들은 없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손님들이 이렇게 앉아서 기다리는데? 여긴 아니구나 싶어서 나왔다. 에잇. 계속 파리만 날려라.
가려던 ALTA로 직행. 들어서자마자 바로 사려는 모델이 있는지 물어보고 달라고 했다. 사겠다고. 직원이 태블릿을 가지고 와서 재고를 확인하더니 내가 원하는 색은 지금 매장에 재고가 없단다. 그럼 주문하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 다른 직원을 부른다. 직책이 좀 더 높아 보였는데 같은 조지아어로 말하면서 의사소통이 안 된다. 퉁명스럽게 나보고 몇 번이나 재고 없다고. 안다고. 이 직원이 이미 말했다고. 하다못해 처음 말했던 직원이 다시 또 말한다. 그제야 알아들었는지 주문해도 언제 올지 모르겠다면서 일주일? 그런다. 우와.. 여기는 판매 인센티브 같은 거 안 주나요? 직원 응대가 왜 다 이모양이야. 친절을 바란 것도 아닌데. 1주일, 기다리라면 기다릴 수 있는데 맘에 안 들어. 별로야.
결국 집 근처 Zoomer로 갔다. 매장에 들어서면서도 직원들이 쳐다만 보고 있었다. 매장도 작으면서. 바투미 까르푸에 있는 Zoomer는 안 이랬는데. 터키 사람들 몰려들기 전에도 뭐 찾는지 응대는 해주던데. 암튼 들어서자마자 바로 진열장에서 폰 찾고 이 폰, 이 모델, 이 색 재고 있냐고 물으니 있다고. 그래요? 지금 살게요. 그렇게 일사천리로 직원이 폰 가져와서 폰 박스 뜯고 확인하고 워런티 종이 작성에 계산까지 완료. 5분도 안 걸린 듯. 이렇게 쉬운 걸. 폰까지 켜서 당장 보이는 액정 불량 있는지 빠르게 확인. 폰 케이스 필요하냐길래 놉. 이미 사이트에서 가격을 확인했기에. 그나마 다른 전자마트 브랜드보다는 저렴하지만 주위에 있는 일반 폰 케이스 파는 매장에서 15라리에 구입 완료.
텍스 프리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텍스 리펀드 서류도 요청했다. 국경을 넘는 거야 터키 가면 되니까. 얼마 정도 환급받을 수 있냐고 물으니 256라리 받을 수 있단다. 와우. 대단한데? 이 정도면 당연히 받아야지. 환급 서류를 달라고 하니 재차 묻는다. 다른 나라로 가냐고. 폰을 다시 포장할 건데 괜찮냐고. 뜯으면 안 된다고. 터키로 갈 거고 안 뜯겠다고 했다. 다시 폰 끄고 박스도 스티커 붙여서 봉하고 환급 서류도 프린트해서 보여주는데 정작 환급되는 금액은 100.26라리였다. 처음 알려줄 때 계산기까지 두드리더니 할인 전 가격으로 계산했거나 잘못 계산했었나 보다.
이렇게 된 거 그냥 서류에 적힌 이름과 여권 번호가 맞는지 확인하고 서류를 받았다. 잊어버리면 안 된다는 당부와 함께. 바투미였으면 바로 국경 가서 환급 신청하고 다시 넘어왔을 텐데. 처음에는 100라리가 어디야 간 김에 치즈도 사고 장도 봐야지 했는데 곧 맘을 바꿨다. 안 가기로. 이 또한 잘한 결정이었다. 날씨가 안 좋아져서 가려고 마음먹었던 날에 비가 계속 내렸기에. 국경에서 세금 환급을 신청해 보나 했는데 아쉽네.
이전에 트빌리시에서도 전자제품 매장을 몇 군데 갔었는데 친절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퉁명스럽거나 응대를 안 하진 않았었다. 조지아에서 친절을 바라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응대는 해줘야죠. 왜 그래요. 좀 둘러보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겠다는데 왜 팔 생각이 없어요. 여긴 판매왕, 우수 사원 이런 거 없냐고요.
그나저나 삼성도 이젠 충전 케이블만 주는구나. 케이블만 쌓이네. 몇 개야 도대체. 알리에서 주문한 액정보호필름은 1월 말에야 온다는데 2월은 돼야 도착하겠지? 그때까지는 좀 어떻게든 견뎌주라.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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