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투미ㅣ선물용 와인 사기(feat. 8000 Vintages)

올해 1월 중순쯤 선물용 와인을 몇 병 샀다. 몇 군데 봐둔 곳 중에서 사람들이 많이들 말하는 곳으로 가봤다. 올드 바투미나 항구 쪽으로 갈 때면 종종 지나치던 곳이었다. 몇 번 지나치면서 간판을 보고도 '다음에 한 번 와야지' 했지 여기가 거기일 줄은 몰랐다. 이 와인바는 트빌리시에도 지점이 몇 군데 있는데 평도 좋고 후기도 많다. 바투미 매장은 1월에는 구글 후기에 별이 3개였는데 이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나 보다. 

 

 

 

가기 전에 홈페이지를 먼저 둘러봤다. 와인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이런 거 구경하는 건 좋으니까. 와인 종류나 원산지를 구경하는 것보다는 라벨 구경이 재미있다. 로고도 멋있고 폰트도 제각각이고  병 모양도 다르다. 와인 말고 다른 건 어떤 게 있는지도 구경하고. 선물용이라서 운반할 때 깨질 수 있으니 완충제(에어팩)를 파는지도 보고. 

 

8000 Vintages 홈페이지

8000 მოსავალი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찾기는 쉽다. 바로 안 들어가고 폰을 보고 있으니 밖에 서 계시던 아저씨가 저리로 들어가면 된다고. 입구를 찾는 게 아니었어요. 하고 있던 게 있어서요. 그래도 친절에 감사를 표합니다. 출입구는 2개라 어느 쪽을 이용해도 상관없는 듯.

 

안으로 들어서면 와인바라는 이미지보다는 엄청 많은 와인이 진열되어 있는 레스토랑 같다. 단체석도 있고 2인 테이블도 여러개 있고. 쌀쌀한 날씨에도 여느 유럽 식당처럼 야외석도 있고.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럽 나라보다는 상대적으로 물가가 싸서 그런지 와인이 비싸지 않다. 아직도 와인 하면 포르투갈 포르투가 떠오르지만. 저녁을 먹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에 테이블도 몇 개 없는 작은 식당에서 저녁 식사와 함께 주문했던 포르투 와인(포트 와인) 한 잔은 너무나도 강했다. 다시 가면 찾을 수 있으려나. 골목길에 그 식당만 불이 켜져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많이 쓰이는 텅스텐 전구가 아닌 LED 형광등처럼 하얀 불빛 하나만 기억난다. 

 

홈페이지에서 어떤 와인들이 있고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지도 봤는데 막상 가서는 진원에게 선물용으로 몇 병 추천해 달라고 했다. 브랜드도 많고 종류도 많고 인기 있는 와인도 잘 알 테고. 여러 병을 추천받은 후에 그중에서 몇 병을 샀는데 마지막에 클래식 와인이라며 좋다고 추천을 했다. 이미 충분한 듯한데 한 병 더 사고 싶었지만 도수가 더 세다길래 다음 기회에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계산을 하는데 작은 와인도 있길래 비싼 걸로 샀다. 모를 땐 비싼 게 좋은 거니까. 직원이 조지아 카드냐길래 그렇다고 카드를 보여주니 구글페이로 결제하면 25% 할인된단다. 그때 한창 마스터 카드를 구글페이에 연동해서 쓰라고 페이스북에 홍보도 하고 은행 앱에서도 홍보를 했었다. 심지어 까르푸와 다른 매장에서도 혜택이 있었다. 아직도 할인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나라에서 구글페이를 잘 썼었기에 연동하려고 했는데 조지아에서는 계속 실패하길래 뭐가 안 되나 보다 하고 말았는데.. 다시 물어봤다 25% 맞단다. 25%면 와인 한 병 더 살 수 있는데? 카드 연동하느라 거의 20분을 서있었다. 몇 번 실패 끝에 성공! 직원에게 카드 연동됐다니까 정말 기쁜 표정으로 한다는 말이 '할렐루야!'.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 이 할렐루야가 내가 아는 그 할렐루야 맞아요? 이럴 때 쓰는 거예요? 처음 들어봐서 그래요. 

 

구입한 와인

집에 와서 구입한 와인을 꺼내봤는데 와인을 담아왔던 완충제 중 하나가 불량이었다. 그래도 여러 줄이 터진게 하니라 한 줄만 터져서 다행이다. 한 병이라도 더 사고 싶었지만 완충제 때문에 부피가 너무 커져서 이걸로 만족했다. 우리 집에 있는 애들은 맛술 대신 요리주로 쓰이는데 여기에 안 있는 게 어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