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월 1일만 휴일인데 조지아는 1월 1일과 2일이 휴일이다. 은행을 포함한 관공서가 문을 닫으며,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지는 않지만 영업시간을 1~2시간 정도 단축한다. 그래서 그런가 마트 가격표도 31일까지 할인하는 거였으면서 1일에도 가격이 그대로일 때가 있다.
이번에도 당첨. 과자도 아니고 과일을 샀는데 무게 재고 붙인 스티커의 가격과 계산된 가격이 다름. 계산 후 계산대에 말하니 옆 자리의 다른 캐셔가 알려준다 가격표가 업데이트 안 됐다고. 푯말에도 저울에도 업데이트가 안 됐다는. 그러고 보니 과일만이 아니었다. 12월 31일까지 할인한다던 초콜릿도 가격표는 그대로였다.
작년에 비하면 크리스마스트리도 늦게 세워졌고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오는 꼬마전구도 늦게 켜졌지만 크리스마스 전후로 연말 분위기가 났다. 마트에서는 와인과 초콜릿을 비롯해 파티 요리에 어울릴만한 재료들이 세일을 했고 유럽 광장 앞 도로에는 크리스마스 마켓도 생겼다.
작년에는 집 근처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폭죽 터트리는 걸 구경했는데 이번에는 카운트다운을 하고 싶어서 광장으로 갔다.
작년에는 불이 안 켜진 낮에도 트리가 예뻤는데 이번에는 불이 켜지면 낮보다 더 예뻐진다.
도로 한 구간을 채울 만큼 놀이기구들도 많이 세워졌고 타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놀이기구를 운행한다.
말도 대기 중인데 실제로 이 말을 타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마차를 끄는 말도 있다.
모든 가판대가 가득 차지는 않았지만 지나가면서 구경도 하고 다른 한 편에는 음료와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판대가 줄지어 있어서 뱅쇼를 마실 수도 있다.
광장뿐만 아니라 길 건너 카지노 건물 외부도 인파로 넘쳐났고 2023년 첫 순간을 공연을 보며 기다렸다. 가수들이 팝송을 잘 불러서인가 금새 시간이 지나갔다. 새해가 1분도 남지 않은 시간에 카운트다운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카운트다운을 하는가 싶더니 폭죽이 터져서 카운트타운을 한 건지 모르겠다. 했겠지. 했는데 내가 못 들은 거겠지. 나도 10 9 8 7 외치고 싶었는데 내년에 외쳐야겠다.
사람들이 쏘는 폭죽은 작은 폭죽이었는데 시에서 쏘는 폭죽은 몇 배는 더 큰 폭죽이었다. 약 5분 정도 폭죽이 터졌고 끝날 것 같았던 공연은 계속 이어졌다. 공연이 끝나니 디제잉까지. 사람들이 일부 빠져나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서 사진도 찍고 몇 명씩 모여 춤도 추고. 그 와중에 트리 옆에서 싸움이 나는 바람에 지나가는 행인 1은 손에 들고 있던 와인을 옷에 쏟아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와 1월 1일은 지났지만 여전히 낮에도 밤에도 폭죽이 터지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조지아는 정교회이고 크리스마스가 1월 7일이라는 거. 그래서 크리스마스 마켓도 광장에서 매일 저녁마다 하는 공연도 1월 7일까지 한다. 폭죽 소리로 시끄럽긴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두 번 맞이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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